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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카럴 마르턴스: 스틸 무빙> 관람 (플랫폼엘) 본문
2018-11-25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전시된 <카럴 마르턴스: 스틸 무빙>을 보러 갔다.
이 전시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세계적 디자인의 거장 ‘카럴 마르턴스(Karel Martens)’의 국내에서 개최되는 첫 개인전이다.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작가,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60년의 긴 세월을 작업해왔다.
처음 마주친 전시 공간에는 그가 작업했던 건축 잡지인 <OASE(오아서)>의 디자인이 벽과 공중에 전시되어 있었다. 오아시스(OASIS)라는 뜻을 가진 이 간행물은 1990년부터 지금까지 쭉 마르턴스가 작업해왔다. 그는 40호와 51호를 제외한 모두를 17cm×24cm 사이즈로 제작하여, 잡지마다 내용과 디자인이 달라도 일관성 있는 느낌을 주었다.
이 공간은 전시 방식이 꽤 인상 깊었는데, 공중에 잡지를 매달아 놓음으로써 잡지를 들어 보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할 수 있음과 동시에 시각적 흥미도 부를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책 내부의 레이아웃은 대부분 2단 그리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래픽과 타이포가 종이에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한 페이지에 들어있는 정보가 너무 많아 나에겐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꽉 찬 화면은 어떤 느낌을 주는지 알 수 있었다. 28호부터 100호까지 적지 않은 작업을 하면서 작업물이 서로 비슷해질 법도 한데, 표지마다 저마다의 개성이 살아있어 놀라웠다.
다음 층에 위치한 전시는 모노 프린트 시리즈로, 버려진 자동차 부품과 기계 등, 주로 철제 오브제를 수집하여 잉크를 묻힌 후, 기존에 사용되었다가 이제는 용도가 없어진 종이 인쇄물 위에 찍어 인쇄하는 작업이었다. 교과서 위에 그리는 낙서처럼 따로 놀 것만 같았지만, 휘갈겨진 그림이 아닌 정교한 작업이 찍혀있어 그래픽과 타이포가 마치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느껴졌다.
건물 사이에 이어진 다리를 건너 들어간 곳은 마르턴스의 작업실을 재현한 곳이었다. 실제 크기로 인쇄되어 진짜처럼 느껴지는 이 공간의 벽면 부분부분에는 찰칵거리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기계도 붙어있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오늘 전시회 중 제일 인상 깊었던 작품이 있다. 마르턴스가 작업한 패턴들을 벽면가 득 채워놓은 공간이었는데, 멀리서 보자 하나의 풍경화처럼 보였다. 마르턴스의 작업실에서 보인다는 암스테르담 아이강의 풍경을 그의 패턴을 통해서 보게 되자 새로웠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타이포그래피, 건축, 그리고 수학이 어우러져 탄생한 예술이 나에게는 생소하게 다가왔지만,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좋은 전시였다. 또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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